
오세윤 네이버지회 지회장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 로비 1층에서 열린 ‘2026년 통합교섭 킥오프(선포식)’에서 발언 하고 있다./사진=권용삼 기자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계열사인 네이버제트의 '임금동결'을 계기로 불거진 노사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계열사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닌 그룹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인 네이버 노동조합(노조)이 전 계열사의 통합교섭을 주장하며 다음 달 단체 행동을 예고하고 있어서다.
법인은 나뉘어 있어도 주요 근로조건과 경영 의사결정에 네이버 본사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만큼 계열사별로 반복해온 개별교섭을 끝내고 네이버가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네이버지회 '공동성명'은 20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 사옥 1층 로비에서 '2026년 통합교섭 킥오프(선포식)'를 열었다. 이날 현장에는 오세윤 네이버지회장을 비롯한 노조 관계자들과 네이버 및 계열사 조합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오 지회장은 "밤낮없이 플랫폼 서비스를 개발하고 운영을 이어온 직원들에게 경영진이 임금 동결을 강요하고 있다"며 "투자·사업 결정을 주도한 경영진이 책임지지 않고 권한 없는 구성원들의 임금을 묶어 손실을 메우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스노우와 네이버제트 대표를 맡고 있는 김창욱 대표가 지난달 구성원들에게 8월까지 노력해 네이버의 투자를 이끌어보자는 취지의 메일을 보냈다"며 "구성원들이 책임을 다했으니 이제 경영진이 책임을 질 차례"라며 연봉 동결 철회와 서비스 미래에 대한 책임 있는 소통을 요구했다.

2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 로비 1층에서 열린 ‘2026년 통합교섭 킥오프(선포식)’에서 네이버 노조 조합원들이 통합교섭을 요구하며 팻말을 흔들고 있다./사진=권용삼 기자
노조 측의 설명에 따르면 네이버제트는 2월26일 올해 임금교섭을 시작했다. 네이버가 5월7일, 네이버제트의 모회사인 스노우가 5월21일 각각 잠정합의를 마쳤지만 네이버제트 사측은 5월29일까지 별도 안을 내놓지 않았다. 6월24일 열린 5차 교섭에서 0%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교섭이 결렬됐다.
이에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절차에 돌입했고 2차례 회의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네이버제트 조합원들은 쟁의찬반투표를 거쳐 투표율 88.6%, 찬성률 98%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오 지회장은 "스노우, 네이버제트, 크림은 사실상 동일 법인인데도 네이버는 크림 유상증자에 1300억원을 출자하면서 네이버제트 구성원 270명의 연봉 인상 재원 약 16억원이 없다는 이유로 임금을 동결했다"며 "경영진의 투자 실패 책임을 구성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번 선포식에서 네이버지회는 다음 달 추가 행동도 예고했다. 오 지회장은 "8월까지 책임 있는 답변이 없다면 우리는 9월9일 더 큰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행동 방식은 파업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합원들과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노조 측은 네이버 본사에 16개 법인 전체에 적용할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공식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네이버제트 사례가 현행 개별교섭 구조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통합교섭은 본사와 계열사 노조가 개별적으로 진행해온 임금 협약, 인센티브, 근무제도 등을 단일 테이블에서 논의하는 방식이다. 네이버지회는 2018년 출범 이후 28개 계열사 6200여명을 아우르는 단일 노조 형태로 그간 형식상 16개 법인과 개별 교섭을 이어왔다.
다만 네이버제트의 임금 동결과 최근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을 핵심 근거로 들고 통합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킥오프 행사에 앞서 이달 12일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를 여는 등 사측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미나 네이버지회 부지회장은 "계열 법인의 핵심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주주와 이사회는 결국 모기업 네이버"라며 "지난 8년간 이어진 개별교섭 구조 속에서 계열사 간 처우 격차는 오히려 계속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나 네이버지회 부지회장이 20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1784 로비 1층에서 열린 '2026년 통합교섭 킥오프(선포식)'에서 발언 하고 있다./사진=권용삼 기자